피가로/카드 스토리

피가로 SSR [네 선생님은 여기에] - 스승과 제자의 마음

다별쓰 2021. 3. 4. 00:44

 

스승과 제자의 마음 1화

 

날씨가 좋은 오후. 산책을 하다가 안뜰 가장자리에서 연습복 차림의 미틸과 피가로를 보게 되었다.

 

피가로

미틸, 조급해할 필요 없어. 조금씩 할 수 있게 되는 걸로 괜찮은 거야.

 

미틸

그래도······.

 

미틸은 낙심한 듯 고개를 떨구고 피가로가 격려하고 있었다. 아무래도 훈련 중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 같다.

 

현자

두 사람, 무슨 일인가요?

 

피가로

현자님.

 

미틸

······ 현자님.

 

두 사람에게 이야기를 들어보니, 오늘은 다친 사람을 옮길 수 있도록 사람을 태운 상태에서 빗자루를 컨트롤하는 연습을 하고 있었다고 한다.

전에도 몇 번이나 이 훈련을 했지만 미틸은 좀처럼 잘할 수 없었고, 오늘만큼은 해내겠다고 벼르고 있었던 것 같았다.

 

미틸

그래서, 피가로 선생님께서 뒤에 타셔서 연습하고 있었습니다만······.

 

-

 

-조금 전-

 

미틸

《오르토닉 세아르시스피르체》!

 

피가로

느낌이 좋은걸. 이번엔 균형이 잘 맞았어.

 

미틸

네! 이대로 숲 쪽까지 갈 수 있다면······.

 

(바람 소리)

 

미틸

우왓, 돌풍이······!

아직이다······! 이 정도는, 다시 바로잡아 보일 거예요!

 

피가로

응, 침착하게 대응하면 돼. 바람의 움직임을 읽는 걸 의식해 볼까.

 

미틸

네!

 

(바람 소리)

 

미틸

또 바람이······! 윽, 떨어진다······!

 

피가로

《폿시데오》

 

(땅에 발을 딛는 소리)

 

피가로

하하, 오늘 바람은 꽤 기운이 좋네. 꼭 미틸 같아.

 

미틸

아, 감사합니다. 저, 다시 한번 부탁드려도 될까요? 다음번이야말로 제대로······.

 

피가로

조금 전에 한 번 무너졌는데 잘 추슬렀구나. 하지만, 슬슬 피곤 해졌겠지.

사람을 태우고 나서의 빗자루 컨트롤은 또 다음에 할까.

 

-

 

현자

(그렇구나. 그래서 미틸이 우울해져 버렸구나.)

 

미틸

저는 성장할 가망이 없는 걸까요······?

 

피가로

설마! 불안해하지 않더라도 미틸은 나날이 잘 성장하고 있어, 그러니까 지금은 조급해하지 않아도 괜찮지 않을까.

단번에 무엇이든 해낼 수 있게 될 필요는 없어. 미틸에게는 미틸에게 맞는 페이스가 있는 거야.

조금씩 꾸준히 힘내자. 알겠지?

 

피가로가 침울해진 미틸에게 기운을 북돋아주려고 밝게 말을 걸었다.

그렇지만, 미틸은 어린아이 취급을 받았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여느 때와 같았던, 힘이 들어가 있던 눈썹 꼬리가 밑으로 축 늘어졌다.

 

미틸

충분히 오냐오냐 해주시고만 있으세요······.

저는 피가로 선생님께 있어 함께 싸울 마법사가 될 수는 없는 건가요?

 

(미틸이 뛰어가는 발소리)

 

현자

아, 미틸······.

 

스승과 제자의 마음 2화

 

현자

피가로, 미틸이 나올 것 같지 않나요?

 

피가로

응. 대답은 해주는데 잠시 혼자 있게 해달라고 그러네.

 

미틸은 그때부터 자기 방에 틀어박혀 버렸다. 걱정하던 피가로가 방에 찾아갔지만 나올 기미는 없는 것 같았다.

 

피가로

선생님이란 게 몇 년을 해도 어렵네, 학생이 위험한 일을 겪지 않았으면 해서, 무심코 안전한 쪽을 선택해버려.

하지만 그 결과로 미틸의 마음을 상하게 했어. 그걸 미틸에게 확실히 사과하고 싶은데······. 지금은 좀 어려울까?

 

현자

(서로의 마음을 아는 만큼, 나도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겠어. 빨리 화해할 수 있으면 좋겠는데······.)

 

-

 

현자

미틸, 저녁에도 나오질 않았네.

(식사는 루틸이 방에 전해주러 갔었지만······. 그래도 걱정이야.)

 

그때, 조용히 자물쇠를 여는 소리가 났다.

살펴보니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게 살짝 문을 열고 복도에 얼굴을 내미는 미틸이 있었다.

 

현자

(미틸! 다행이다, 방에서 나올 생각이구나. ······ 어라, 하지만.)

이런 시간에 빗자루를 들고 어디 가세요?

 

미틸

현자님······! 그게······ 연습하고 싶어서.

 

현자

연습이라니······. 혹시, 오늘 하고 있었던 빗자루 타기?

 

미틸

네. ······ 걱정을 끼쳐서 죄송해요. 그 때 저는 피가로 선생님에게 뭔가 포기당하고 있는 것 같이 느껴져서······.

그게 슬퍼서 그만 그런 행동을 하고 말았어요.

게다가 제 힘으로는 아직 모두를 도울 수 없다는 게 너무 통감되어서 분했어요.

 

고개를 숙이며 말하는 목소리는 조금 작았다.

하지만 미틸은 퍼뜩 고개를 들어 힘찬 눈동자를 내게로 향했다.

 

미틸

하지만, 언제까지고 시무룩해져 있으면 아무것도 성장할 수 없어요.

그래서 형이나 레노 씨께 부탁해서 더 연습하려고 했어요.

만일의 경우에 여러분과 피가로 선생님께 힘이 될 수 있도록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지켜봐 주세요, 현자님.

 

현자

그랬군요······. 알겠습니다! 응원할게요, 미틸!

 

미틸

감사합니다!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미틸이 뛰어가는 발소리)

 

현자

(나도 두 사람을 위해 뭔가 할 수 없을까. ······ 그거다!)

 

-

 

피가로

············.

 

(방문을 두드리는 소리)

 

피가로

네, 어서 와. 들어와도 돼.

 

현자

늦은 밤에 실례합니다. 현자[각주:1]입니다.

 

피가로

여어, 현자님. 이렇게 늦었는데 무슨 일이야?

 

현자

잠시만 제게 시간을 내주실 수 있으세요? 같이 가면 좋을 것 같은 곳이 있어요.

 

스승과 제자의 마음 3화

 

피가로

오늘 밤바람이 기분 좋네. 현자님이 밤 산책에 초대해주다니 기뻐.

······ 어라?

 

미틸

형님, 아직 괜찮아요! 더 하게 해 주세요!

 

루틸

물론이지! 좀 더 중심을 잡는 걸 의식하고, 천천히라도 좋으니까 나아가 봐.

 

레녹스

상공으로 갈수록 바람이 세. 그럴 때는 무리하지 말고 낮게 날아.

 

미틸

······!

 

피가로

······ 그렇군. 현자님이 나에게 보여주고 싶었던 건 이거야?

 

현자

네. 피가로는 혹시나 미틸의 마음을 상하게 하지 않았을까 하고 걱정했었죠?

 

피가로

하하, 괜찮다고 알려주고 싶었어. 다정하네, 현자님.

미틸이 이렇게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니 선생님으로서 나도 멍하니 있을 수는 없지.

본받아서 성장하지 않으면, 뒤쳐져버려.

고마워, 현자님. 내일 다시 미틸과 대화해볼게.

 

-

 

다음날. 나는 미틸의 방에 찾아가는 피가로를 그늘에서 몰래 지켜보고 있었다.

 

(노크 소리)

 

피가로

미틸, 좋은 아침이야. 저기, 오늘은 선생님이랑 중앙 시장에 같이 물건 좀 사러 가지 않을래?

어제 나도 모르게 너무 많이 마셔서. 걱정되니까 미틸이 빗자루 뒷좌석에 태워주면 좋겠는데.

 

미틸

······ 정말이지, 또 과음하신 거예요?

빗자루에도 못 탈 정도로 술을 마시면 몸에 안 좋아요.

 

피가로

하하하, 미틸의 말이 맞아. 조심할게.

 

미틸

저. 피가로 선생님, 어제는······.

 

피가로

잠시만. 우선 내가 중요한 말을 하게 해 줄 수 없을까?

 

미틸

네?

 

피가로

어제는 미안했어, 미틸.

미틸이 열심히 하려는 욕구에 응해 주지 못했네.

 

미틸

피가로 선생님······.

저야말로 도움을 받았는데도 그런 행동을 해서 죄송해요.

 

두 사람의 상황을 보고, 휴우 하고 숨을 내쉬었다.

좀 멀어서 대화까지는 들리지 않지만, 화해는 된 것 같다.

 

현자

(다행이다. 역시 두 사람은 웃는 얼굴로 함께 하면 좋겠으니까.)

 

-

 

피가로

그럼, 저녁까지는 돌아올게.

 

미틸

에헤헤. 오늘은 제 빗자루에 피가로 선생님을 태우고 시장까지 가요!

 

현자

그건, 연습의 성과를 보여주는 거네요! 두 사람 모두 즐겁게 보내고 오세요.

 

피가로

고마워. 답례로 특별히 좋은 선물을 사 올 테니까, 기대하면서 기다리고 있어. 그럼······.

 

미틸, 피가로

다녀오겠습니다!

 

  1. 현자가 자신의 이름을 말하는 부분. 디폴트 이름으로 해두었을 경우 아키라라고 적혀 있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