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르 SR [고양이가 품은 호기심] - 벽난로에 깃든 기억
벽난로에 깃든 기억 1화
오즈
거기서 뭘 하고 있지.
무르
벽난로가 따뜻하니까 몸을 고양이처럼 동그랗게 말고 있어!
오즈
······ 고양이.
무르
그래. 나는 이 성에서 길러지고 있는 고양이야! 이름은 무르! 냐옹!
고양이는 주인을 매우 좋아하기 때문에, 이런 식으로 어리광을 부려버린다구! 고롱, 냥. 날 쓰다듬어줘.
오즈
············.
무르
쓰다듬어 주지 않는 거야? 그럼 무릎 위에 올라가도 돼? 고양이는 무릎 위에서 낮잠 자는 걸 좋아해!
오즈
고양이는 순진무구한 동물이지만 너는 고양이가 아니야. 그저 향락주의인 서쪽의 마법사다.
무르
그럼 진짜 고양이로 변신해 버릴래. 그럼 머리랑 어깨 위에 올라타도 돼?
오즈
거절한다. 당장 나에게서 떠나라.
무르
현자님은 내가 고양이로 변신하니까 구겨질 정도로 쓰다듬어 줬어! 엄청 기뻐보였어!
아니면, 오즈는 개 파야? 그럼 개로 변신할까?
보통 개와 특이한 개 중에 어느 쪽이 좋아? 오즈가 생각하는 보통은 뭐야? 특이하다는 게 무슨 말이야?
오즈
······ 변신하지 않아도 된다. 더 이상 시끄럽게 해서, 다른 일이 생기게 된다면 곤란하다.
무르
음, 역시 재미없어! 작은 아서는 그렇게 귀여워하더니.
오즈
······.
작은 아서라는 건?
무르
말 그대로야. 작고 어리광 부리고 떠들썩했던 어린 아서.
오즈는 작은 아서로부터 한시도 눈을 떼지 않았지!
벽난로에 깃든 기억 2화
오즈
왜 네가 어린 아서의 모습을 알고 있는 거지.
무르
잠이 덜 깨서 마법을 걸었더니 벽난로에 대한 기억이 보여버렸어! 화났어? 고의가 아니야!
오즈
······.
벽난로에 대한 기억인가······ 이 성에서 있었던 일을 네가 봤단 말인가.
무르
맞아! 오즈도 작은 아서도 매일 여기서 대화했어. 둘 다 너무 행복한 것 같아!
게다가 오즈는 너무 걱정이 많아! 아서가 화상을 입지 않도록 벽난로의 불에는 손을 뻗을 수 없는 결계를 펼쳐두고 있었지.
오즈
그 이상은 됐다. 헛소리만 하는 거라면, 나는 들을 의리도 흥미도 없다.
무르
일기를 쓰는 아서의 모습도 봤어! 가끔 쓰다가 잠들어서 오즈가 안아 들고 침실로 옮겨주고 있었어.
아서는 웃기도 하고, 화를 내거나, 참거나, 울거나, 항상 빙글빙글 표정을 바꾸더라!
오즈는 곤란한 표정을 많이 지었지만, 아서를 보는 눈은 부드러웠어.
오즈
그렇군. 아무래도 너는 목숨이 아깝지 않은 모양이구나.
무르
와! 오즈가 화났다! 왜? 왜? 반짝반짝한 추억을 혼자 독차지하고 싶어?
참, 아서나 현자님에게도 이 이야기를 해줘도 돼?
오즈
············.
손을 내밀어라, 사탕을 주지.
무르
와! 반짝반짝 빛나서 별 같아!
오즈
이 이야기는 이것으로 끝이다. 괜찮겠지?
무르
오케이, 입막음이네! 현자님의 세계 식으로 말하면, 입에 지퍼 채우기!
냐옹, 이 사탕 맛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