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일록 SR [달빛 아래의 비밀] - 한 잔 드시겠어요?
한 잔 드시겠어요? 1화
클로에
너무 뻔해······. 진부해······. 안 돼, 다 망했어.
벌써 3일이나 그분이 오지 않아······. 디자인이 정해지지 않으면 아무것도 진행되지 않는데······.
일단 마음을 고쳐먹어야지. 머리 식히자! 바깥공기나 쐬고.
어라······ 안뜰에 누군가 있어. 이런 시간에?
······ 샤일록이네. 달 같은 걸 올려다보고, 뭐 하는 거지?
······ 방에 틀어박혀 있는다고 해서 진척되는 것도 아니고, 가볼까?
-
샤일록
이런, 보기 드문 손님이시네요.
클로에
에헤헤, 옷에 대한 아이디어에서 막혀서. 그랬더니 창문으로 샤일록이 보여서 뭐 하고 있는 걸까 하고······.
샤일록
밤에 이끌렸는가 생각했는데, 클로에를 꾀어낸 게 저였나요? 후후, 영광이군요.
제가 뭘 하고 있었냐면요, 바로 이거예요.
클로에
······ 와인?
샤일록
오늘 밤은 바람도 없고 너무 조용해서······ 술 쪽이 취해버릴 수도 있는 달밤이라서요.
이렇게 잔을 기울이고 달과의 저녁 반주로 한껏 멋을 낸 거예요.
클로에도 한 잔 어때요? 꽤 귀한 거예요.
클로에
고마워. 멋지지만······ 의상 만드는 걸 팽개치고 와서 들어가야겠어.
샤일록
그래요? 그럼 또 봐요, 일꾼 클로에. 좋은 아이디어가 나왔으면 좋겠어요.
한 잔 드시겠어요? 2화
클로에
계속 책상 앞에 매달려있었으니까, 좋은 기분 전환이 되었네······. 바깥공기도 마셨고.
역시 누군가와 대화하는 건 중요하구나, 응응. 당연하지만 혼자서는 대화가 안 되는 거고.
······.
달과 저녁 반주라니, 샤일록 답고 너무 멋있는데.
······ 달은, 말을 해주지 않지.
-
샤일록
······ 정말로 조용하네요, 저를 제외한 모든 목숨이 다 죽었다고 착각할 것 같을 정도로.
달인 당신이, 그런 창백한 얼굴을 가까이 대고 등받이를 떨어뜨리면, 그렇게 되어버리겠지만요.
······ 자, 잔을 비워버릴까요.
클로에
······ 저기, 샤일록.
샤일록
······ 클로에?
클로에
아, 안녕.
샤일록
오늘 밤에는 자주 뵙네요. 그 손에 들고 있는 것은······. 와인잔?
클로에
주방에서 가져와 버렸어. 안에 들어있는 건 술이 아니라 포도주스지만.
······ 나도, 달과 샤일록의 저녁 반주에 껴도 돼?
샤일록
······ 네, 부디 좋으실 대로.
그럼, 우선은 건배합시다. 이 달밤과 그것을 나눌 수 있는 인연에, 건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