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녹스 SSR [초록 바람에 마음을 싣고] - 상냥한 거짓말이 보여준 별하늘

2021. 1. 3. 16:51레녹스/카드 스토리

 

상냥한 거짓말이 보여준 별하늘 1화

 

현자

음-! 자연의 향기가 나요······. 역시 레이타 산맥은 공기도 정말 맑고 기분 좋은 곳이네요.

 

오늘 내가 레이타 산맥을 찾아온 이유는 몇 시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

 

『현자님은 평소에 의뢰 같은 대응에 쫓겨 지쳐 있을 것이다』라고.

마법관의 마법사들이 나에게 일정한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배려해 준 것이다.

 

현자

(나를 챙겨준 건 너무 기쁘지만 예정된 일이 없는 것도 불안해.)

응? 저건, 남쪽의 마법사들?

 

미틸

아, 현자님. 안녕하세요!

 

현자

안녕하세요. 레녹스, 굉장히 큰 짐이네요. 어디 가시나요?

 

레녹스

네. 남쪽 나라의 레이타 산맥으로 갑니다. 방목하는 동료가 도와달라고 부탁했어요.

 

루틸

저희는 레노 씨를 배웅하러 가요. 맞다, 도시락 꾸러미에 간식도 넣었으니까 그쪽으로 가셔서 드셔주세요.

 

미틸

물통 속에 차는 제가 만들었어요! 피로에 잘 드는 허브차입니다.

 

레녹스

그래, 두 사람도 고마워.

 

피가로

모두에게 안부 전해 줘. 뭔가 곤란해 보이면 또 알려주고.

 

레녹스

네, 알겠습니다.

 

현자

레이타 산맥인가요······.

그러고 보니 전에 삵을 닮은 야생동물을 봤어요. 너무 귀여웠어요.

 

레녹스

지금 시기라면 족제비를 닮은 동물도 볼 수 있어요.

 

현자

그런가요? 정말 귀엽겠다······.

 

레녹스

현자님은 지금 휴가중이시죠. 괜찮으시다면 저와 같이 가지 않으실래요?

당일치기 예정이라 관광 같은 건 딱히 할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만.

 

현자

네? 하지만 일에 방해될 것 같고······.

 

레녹스

저는 괜찮습니다. 그렇게 오래 걸릴 예정은 아니니까요.

 

피가로

모처럼이니 느긋하게 있다 와, 현자님. 레노와 함께라면 멀리 나가도 걱정 없고.

 

레녹스

남쪽 나라는 느긋하게 지내면 딱 맞는 것 같아요. 현자님의 사정이 되신다면요.

 

현자

······ 그럼, 호의를 받아도 될까요?

 

-

 

현자

불러줘서 정말 고마워요, 레녹스!

 

레녹스

저야말로 현자님의 휴가에 동행할 수 있어 기쁩니다. 볼일이 끝나면 산책이라도 해요.

 

상냥한 거짓말이 보여준 별하늘 2화

 

레녹스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현자님.

 

현자

레녹스, 볼일은 이제 다 보셨나요?

 

레녹스

네. 원래 쉬워서 금방 끝날만한 일이었으니까요.

 

현자

(양치기 씨도 엄청 감사해 했고, 분명 레녹스라서 이 시간에 끝냈겠지.)

그럼 어서 산책하러 갈까요?

 

-

 

레녹스

현자님, 부디 손을. 이 근처의 산길은 발 디딜 곳이 마땅치 않으니 저를 붙잡아 주세요.

 

현자

감사합니다. 레녹스는 주변을 정말 잘 챙기는 것 같아요.

 

레녹스

그런가요? 많은 양들을 돌보고 있어서 길을 잃지는 않았는지 배려하는 버릇이 생겼을지도 모릅니다.

······ 아. 현자님, 잠시 실례하겠습니다.

 

현자

무슨 일인가요?

 

레녹스

네, 광석을 찾아서······. 이걸 햇빛에 비춰보세요.

 

현자

······ 와, 대단하다! 이 돌, 반짝반짝 빛나.

 

내가 내민 돌을 레녹스도 뒤에서 살짝 들여다본다.

 

현자

별하늘을 가둔 것 같네요.

 

레녹스

별 같고, 예뻐요.

 

현자, 레녹스

앗.

 

현자

아하하, 같은 말을 했네요.

 

레녹스

그렇네요······.

이 광석을 이 근처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건 굉장히 드문 일입니다.

부디, 현자님이 가지고 계셔주세요.

 

현자

괜찮을까요? 감사합니다. 이 산의 천연석일까······.

 

레녹스

그러고 보니 현자님은 동물을 보고 싶다고 말씀을 하신 적이 있지요. 이 근처에서 흔히 볼 수 있습니다만.

 

현자

······ 아, 있다! 역시 삵을 닮아서 귀여워······.

 

레녹스

하하, 무사히 찾아서 다행이다.

 

-

 

레녹스

너무 늦어버렸네요. 피곤하지 않으십니까.

 

현자

괜찮아요. 저야말로, 감사합니다.

 

레녹스

저도 아주 즐거웠어요. 아쉽지만 슬슬 돌아갈 채비를 시작해 볼까요?

 

현자

(광석도 깨지지 않게 잘 싸서 가져가자. 스마트폰이 있었다면 이 노을 진 경치를 찍어갈 수 있었을 텐데······.)

(정말 알찬 하루였어······.)

 

레녹스

······.

난처하네.

 

현자

무슨 일 있나요?

 

레녹스

요정이 물통을 숨겨버렸나 봐요.

 

현자

뭐라고요! 그거 전에 말해주신 물건을 숨겨버리는 장난꾸러기 요정인가요?

 

레녹스

네. 죄송합니다, 현자님.

물통 찾는 걸 도와주실 수 있나요?

 

현자

물론이죠!

 

상냥한 거짓말이 보여준 별하늘 3화

 

레녹스

요정이 숨긴다면 이쯤이 아닐까 싶은데······.

 

현자

산길을 제법 잘 오르시네요. 물병······ 굴러떨어지지 않았을까.

 

-

 

시야를 가득 채운 별들이 빛난다. 가로막는 것 없는 밤하늘은 금방이라도 쏟아질 것만 같이 반짝임이 넘쳐흘렀다.

 

현자

굉장해······ 별에 손이 닿을 것만 같아.

 

레녹스

현자님은 별을 좋아하시는군요. 마법관에서도 밤하늘을 자주 올려다보시는 인상이 있어요.

 

현자

그렇네요. 하지만, 산은 공기도 높이도 마법관과는 전혀 다르니까 굉장히 신선해요!

 

레녹스

잘 됐네요, 현자님.

 

현자

네?

 

레녹스

아뇨, 물병을 찾았어요. 가방 안쪽에 들어있어서 못 봤었나 봐요.

 

현자

있었군요!

(혹시, 일부러 산에 남아있도록 해 주신 건가······?)

······ 감사합니다. 하늘이 참 예쁘네요. 금방이라도 별이 떨어질 것 같아요.

 

레녹스

네, 정말로요.

 

현자

이 세계의 밤하늘은 별이 정말 많아 보여서 저도 모르게 빠져들어요.

저 별들의 선, 오리온 자리를 닮았을지도 몰라요. 제 세계의 별자리인데, 보이시나요?

 

레녹스

네, 보입니다. 밝고 예쁜 별이네요.

 

현자

그러고 보니, 제 세계에서의 별똥별은 정말 희귀해서 보면 소원이 이루어진다고들 했어요.

이쪽에서는 어떤가요?

 

레녹스

글쎄요. 저는 별을 그렇게 잘 알지 못해서······.

 

내 물음에 답하듯, 별 하나가 새하얀 꼬리를 이끌며 쭉 흘러갔다.

 

현자, 레녹스

아, 별똥별.

 

현자

아하하! 또 동시에 말했어요, 레녹스.

 

레녹스

오늘은 의견이 잘 맞네요. 그건 그렇고, 너무 빨라서 소원 빌 틈이 없었네.

 

현자

순식간이었죠. 그래도 별똥별을 보는 것만으로도 행운이라고 생각해요.

 

레녹스

그렇군······. 오늘은 좋은 날이었어요.

별을 바라보면서 빗자루를 타고 천천히 돌아갈까요. 하늘에서 보는 별은 또 다르게 보일 수 있어요.

마지막까지 즐깁시다, 현자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