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르 SSR [22명은 운명을 함께] - 이상한 매일을 너와

2020. 11. 26. 20:09무르/카드 스토리

 

이상한 매일을 너와 1화

 

현자

······ 으음, 벌써 아침인가······.

 

무르

드디어 일어났다! 현자님, 좋은 아침!

 

현자

무르!?

 

무르

좀처럼 일어나질 않아서 침대에 몸을 부딪쳐버릴까 생각했어!

있잖아, 현자님. 오늘 하루 나랑 놀아 줘.

 

현자

조, 좀 갑작스럽네요······. 괜찮지만, 뭘 할 건가요?

 

무르

오늘 밤은 유난히 달이 반짝이는 날이니까 마음에 드는 장소에 달의 얼굴을 보러 가자!

클로에랑 라스티카는 볼일이 있는 것 같고, 샤일록은 귀찮다고 거절했어!

그러니까 나와 현자님이 전세 내는 거야. 두근두근하지?

 

현자

전세 낸다······. 틀림없이 사치스러운 기분이 들 것 같아요. 그런데, 무르가 좋아하는 장소는 어디인가요?

 

무르

됐다- 결정!

난 준비하고 올게. 현자님은 안뜰에서 기다려!

 

현자

앗, 무르, 잠깐만 기다······. ······가버렸어.

 

-

 

현자

무르는 아직 오지 않은 것 같아······. 도대체 이제 어디로 가는 거지?

 

샤일록

이런, 현자님.

 

현자

아, 샤일록. 안녕하세요.

 

샤일록

안절부절 못하시는 것 같은데요. 무슨 일 있으신가요?

 

현자

무르와 만나기로 했거든요. 마음에 드는 곳에 달을 보러 가자고 오늘 아침에 그러길래······.

 

샤일록

아, 그렇군요. 그거 자극적인 하루가 될 것 같네요.

무르는 아시다시피 엉망진창인 사람이니까 행선지도 엄청난 혼란을 야기할 거예요.

 

현자

엄청나게 혼란스러운 행선지······. 그러고 보니, 샤일록은 무르가 한 말을 거절하셨죠?

 

샤일록

············.

 

현자

(노코멘트 하겠다는 미소······!)

 

무르

야호-. 현자님! 어, 샤일록도 있다! 혹시 같이 갈 마음이 생겼어?

 

샤일록

아뇨, 설마요. 부디 두 분이서 즐겁게 놀다 오세요.

 

무르

뭐야, 아쉬워! 그럼 우리 나갔다 올게. 가자, 현자님!

 

샤일록

후후, 다녀오세요. 부디 몸조심하세요.

 

-

 

무르

도착-!

 

현자

(······ 여기는, 월식의 저택?)

 

이 세계에 온 지 얼마 안 되었을 때, 월식의 저택에서 본 기묘하고 위태로웠던 여러 가지 사건들이 생각났다.

 

현자

무르, 여기서 달을 볼 건가요?

 

무르

아니야. 여기는 그냥 목적지까지 가는 길!

내가 그리워하는 사람은 밤이 아니면 잘 보이지 않으니까, 어두워질 때까지 시간을 보내자.

 

현자

······ 하지만, 괜찮을까요?

확실히 그 사건 이후에 혼자서 마음대로 들어가면 안 된다고 중앙의 관리에게 들은 것 같은······.

 

무르

「혼자」 마음대로 들어가면 안 된다는 것은, 「둘」이면 된다는 거잖아?

······ 자, 열렸어!

 

현자

어, 벌써!? 마법 안 쓰셨죠? 도대체 무슨 수로 열쇠를······.

 

무르

안 가르쳐 줄 거야. 나는 비밀이 많은 남자니까!

 

이상한 매일을 너와 2화

 

현자

(월식의 저택인가······. 오랜만이네.)

(그러고 보니 그때 여기서 조각난 무르를 만났었지.)

 

회상 속의 조각난 무르

서쪽의 마법사 무르야. 철학자라던가, 천문학자라던가, 기재[각주:1]의 발명가라고 부르는 사람도 있었어.

샤일록은 이렇게 부르더군. 달을 사랑하여 신세를 망쳐버린 민폐남 무르. 난 이게 제일 마음에 들어.

 

현자

(무르와 같은 얼굴인데 어딘가 도전적이었고 다른 사람 같았지······.)

············.

어라, 무르?

이상하다. 아까까지 여기 있었는데 어디로 간 거지······?

 

무르

현자님.

 

현자

앗, 무르! 다행이다. 모습이 보이지 않아서 어떻게 된 건가 하고······.

 

무르

이상한 소리를 하네. 난 아무 데도 안 갔어. 처음부터 끝까지 너의 곁에 있었지.

 

현자

(무르······? 평소와는 모습이 다른데······.)

혹시 당신은 조각난 무르인가요?

 

무르

어떨까? 맞혀 봐. 멋지게 맞춘다면, 내가 상을 줄게.

고민하고 있어? 방황하고 있어? 자, 네 대답을 열어 봐.

 

현자

············.

평소의 무르입니다.

 

순간, 변장을 풀듯이 순식간에 평소와 다름없는 무르의 얼굴로 돌아왔다.

 

무르

역시 현자님!

정색하는 거, 재미있는데 피곤해. 공중에서 휙 회전도 못하고.

그런데 현자님, 어떻게 알았어? 나, 꽤 잘 따라 했었지?

 

현자

으음, 글쎄요······. 지금까지 만나본 조각난 무르는 좀 더 날카로운 분위기인 경우가 많아서 그럴까요?

게다가, 무르를 알게 되면서 같이 보낸 덕분에 왠지 모르게 알 것 같아요.

 

무르

아하, 나는 현자님의 마음에 드는 거야? 고양이를 아주 좋아하는 현자님은 고양이 같은 나를 잘 관찰하고 있었던 거야?

 

현자

앗, 무르! 그렇게 빙글빙글 돌면 눈이 핑핑 돌아요!

 

무르

눈이 돌아가도 진리는 변하지 않아. 진리를 꿰뚫어 본 현자님에게는 나중에 상을 줄게!

 

현자

어라, 빗자루를 잡고 어디 가시나요? 월식의 저택 견학을 해야 하지 않을까······.

 

무르

이제 시간이 다 되어가니까 움직여야지. 빨리 잡아!

 

-

 

현자

중앙의 탑······. 여기가 목적지였군요.

 

무르

응! 중앙 나라에서도 특히 키다리 건물이니까, <커다란 재앙>을 바라보기에 좋은 장소지.

아아······ 오늘 밤은 한층 더 멋져. 아름다운 너······.

 

현자

정말로, 예쁜 모습이네요.

(이렇게 보니, 도저히 1년에 한 번 이 세계를 멸망시키려 한다고는 생각되지 않아.)

 

달을 넋을 잃고 바라보던 무르의 옆모습이, 갑자기 내 쪽을 향했다.

 

무르

그러고 보니, 현자님은 처음에 이 탑에서 우리 세계로 온 거잖아. 기억나?

 

현자

네. 물론 기억하죠.

 

무르

그럼, 나중에 일어났던 일도 기억하겠지?

 

현자

······?

(······ 지금, 내 등을 떠밀었······.)

 

무르

그래, 함께 밤하늘 중심에서 날았다고! 이게 내 보답이야!

 

현자

으아아아아!?

 

이상한 매일을 너와 3화

 

현자

으아아아아!?

(떨어진다······! 고, 곤두박질치고 있어······!)

 

무르

어때? 그날 밤이랑 똑같아? 같은 일을 반복하는 기분은 어떤 맛이야?

 

어느덧 빗자루 위에 올라탄 무르가 떨어지는 나를 뒤쫓듯이, 아래를 향해 날고 있었다.

 

현자

그, 그보다도, 지금은 도와주세요······!

 

무르

현자님, 눈이 동그래져서 보름달 같아!

좀 더 관찰하고 싶지만, 그랬다간 땅과 키스하게 되겠네. 날 잡아!

 

필사적으로 손을 뻗어 무르의 팔을 잡았다.

그때와 마찬가지로 빗자루에 탄 무르는 나처럼 밤하늘 위로 쭉 올라갔다.

 

현자

······.

 

돌아보니 조금 전 뛰어내렸던 중앙의 탑이 눈에 들어온다. 탑 전체에 켜진 불빛이 어둠 속에서 반짝반짝 눈을 깜빡이고 있었다.

 

현자

(······ 그래. 모든 걸 알 수 없었던 그날 밤, 난 이 탑을 보고 「도쿄 타워」가 보고 싶다고 생각했어.)

이 경치, 그립네요······. 이 세계에 막 왔을 때가 생각났어요.

 

무르

아하하! 「그리워」 맛이 났구나!

이곳에서 돌아보는 밤의 탑은 현자님만이 아는 반짝거림이야.

 

<커다란 재앙>이라고 불리는 불온한 달을 등지고, 우뚝 솟은 탑은 아름답다.

 

현자

조금 무섭기도 하지만 이 세계에 오지 않았다면 이런 아름다운 경치를 볼 일도 없었겠죠······.

지금 이 순간 제가 보고 있는 것을 확실히 눈에 새겨 놓겠어요.

언젠가, 제가 원래 세계로 돌아간다고 해도 기억할 수 있도록.

 

무르

나는 이 세계에 좀 더 있어도 좋다고 생각하는데?

 

현자

네?

 

무르

왜냐하면, 현자님이 오고 나서부터 이상한 일뿐이야.

시끌벅적하고, 엉터리에, 엉망진창이라 최고야!

그래서 너에게 감사한 거야. 매일, 조금도 질릴 틈이 없어!

현자님도 이상한 일에 말려드는 거 사실은 싫지 않지?

 

현자

············.

그렇네요······. 확실히 싫지 않을지도 몰라요.

 

무르

아하하! 기분 좋은 대답이야!

그럼, 그런 현자님에게 마무리 상을 줄게!

《에아뉴 랑블》

 

현자

와아······. 탑 주위에 불꽃이······!

 

무르

그때처럼 꽃잎 파도는 다시 오지 않으니까. 그 대신이야. 자, 오늘 밤은 여기에 들이닥치자!

 

현자

네? 들이닥친다니······!?

 

무르

현자님, 꽉 잡아. 간다-!

 

  1. 세상에 드문 재주. 또는 그런 사람. [본문으로]